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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 AI와 노동시장 변화 고임금·고학력 근로자가 AI 기술에 더 많이 노출
    인공지능 2023. 11. 23. 00:23

    BOK 이슈노트 제2023-30호 AI와 노동시장 변화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지난 10년 간 빠른 발전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AI는 생산성 향상,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면, 기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내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본고는 어떤 일자리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지, AI로 인한 노동시장 영향과 관련 시사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AI와 노동시장 변화
    AI와 노동시장 변화

    AI 특허 정보를 활용하여 직업별 AI 노출 지수를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 취업자 중 약 341만명(전체 취업자수 대비 12%)은 AI 기술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기술(산업용 로봇 및 소프트웨어)과 달리 고소득·고학력 근로자가 AI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데, 이는 AI가 비반복적·인지적(분석) 업무를 대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살펴본 결과, AI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일수록 고용이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년 간 산업용 로봇 및 소프트웨어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의 고용 비중과 임금 상승률이 낮아진 결과에 기반한다. 구체적으로 AI 노출 지수가 10 percentile 높을 경우, 향후 20년 간 해당 일자리의 고용 비중은 7%p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은 2%p 낮아질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은 기존 일자리를 대체(displacement effect)하기도 하지만, 신규 일자리를 창출(productivity effect)하기도 한다. 이에 더해 기존 일자리 내에서도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교육 및 직업훈련을 통해 필요한 숙련도를 유지하는 것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Ⅰ. 검토배경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지난 10년 간 빠른 발전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업무에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AI는 대용량 데이터에서 통계적인 패턴을 식별하여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기술로, 인간이 미리 제시한 방식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기존 자동화 기술(산업용 로봇, 소프트웨어 등)과는 차별화되는 개념이다. 최근 들어 AI는 다양한 업무영역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주요국에서는 3개 기업 중 한 곳이 이미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IBM, 2022, <그림 1> 참조). 또한 42%에 달하는 기업이 향후 AI 활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lt;그림 1&gt; AI 활용도
    <그림 1> AI 활용도

    그러나 새로운 기술의 출현은 필연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승자와 패자를 만들게 된다. AI는 생산성 및 업무 환경의 개선(Mckinsey Global Institute, 2017)을 가져올 수 있는 반면, 고용 없는 미래에 대한 우려(West, 2018; Suskind, 2020)도 내포하고 있다. 즉, 누군가는 AI로 인해 생산성 향상의 혜택을 누리지만,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에 노출된다. 따라서 AI가 노동시장 내 다양한 계층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향후 노동 및 교육 측면에서 적절한 정책을 마련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다음과 같은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았다.

    • 어떤 일자리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큰가?
    •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과 관련 시사점은 무엇인가?

    Ⅱ. 선행 연구

    AI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어떤 일자리가 AI로 인해 대체될 가능성이 큰지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Webb(2020)과 Felten et al.(2019)의 직업별 AI 노출 지수가 많은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Webb(2020)은 해당 지수를 활용하여 고학력·고임금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AI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음을 보였다. McElheran et al.(2023)은 미국 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기업규모별로 'AI 격차'가 나타남을 보였다. 한편, Cook(2023)은 AI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대체뿐만 아니라 AI 기술로 보완되거나 새롭게 창출될 수 있는 일자리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일자리 전환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조하였다.

    또한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관한 다양한 분석 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Acemoglu et al.(2022)은 AI에 많이 노출된 기업일수록 AI 관련 채용 공고를 크게 늘리고 AI와 무관한 직무의 채용을 줄이고 있음을 보였다. Webb(2020)은 로봇·소프트웨어의 노출 지수가 높을수록 해당 일자리의 고용 비중 및 임금 상승률이 감소함을 보여, AI도 대체 가능한 일자리의 고용과 임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한편, Albanesi et al.(2023)은 유럽 자료를 활용하여 AI에 많이 노출된 직업의 고용 비중이 오히려 상승하였음을 보였다. 특히 젊은 층, 고숙련 근로자 비중이 높은 직업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편 현재의 규제 없는 AI가 부정적인 사회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를 규제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White House(2022)는 AI로 인한 임금 불평등 심화,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였다. Acemoglu et al.(2023)은 AI가 근로자 대체, 근로자 협상력 감소 등의 부정적 경로로 발전하지 않고 '인간 보완적' 경로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조하였다. 또한 AI 기술이 새로운 업무와 역량을 창출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불평등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본고는 국내 자료를 활용하여 어떤 일자리가 AI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과 관련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으로 Webb(2020)의 AI 노출 지수를 한국표준직업분류로 변환하여 우리나라 직업 중 AI에 크게 노출되어있는 일자리를 식별하였다. 또한, 로봇·소프트웨어 노출 지수를 활용하여 AI가 관련 일자리의 고용 및 임금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본다. 마지막으로 AI 규제와 관련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Ⅲ. AI 노출 지수

    1. 직업별 AI 노출 지수 측정

    어떤 일자리가 AI 기술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큰지 살펴보기 위해 직업별 AI 노출 지수를 활용하였다 1). 관련 문헌에서는 Webb(2020)과 Felton et al.(2019)의 자료가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본고는 Webb(2020)에 기반하여 국내 직업별 AI 노출지수를 산출하였다. Webb(2020)의 자료는 AI 기술 외에도 이미 상용화된 기술인 산업용 로봇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노출 지수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1) <참고 1>에서 두 지수를 비교해 보면 상당히 비슷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Webb(2020)에 기반한 본고의 주요 결과들은 Felton et al.(2019)을 활용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lt;그림 2&gt; AI 노출 지수 측정 과정
    <그림 2> AI 노출 지수 측정 과정

    직업별 AI 노출 지수는 현재 AI 기술로 수행 가능한 업무(task)가 해당 직업(occupation)의 업무에 얼마나 집중되어 있는지를 나타낸다 2). 하나의 직업은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하므로, 우선 업무 단위에서 AI 노출 지수를 측정한다. 특정 업무가 AI 기술에 의해 얼마나 대체 가능한지를 측정하기 위해 직무내용 설명서(job description)와 AI 관련 특허 제목(patent title)이 얼마나 중복되는지 동사-명사 조합(verb-noun pairs)을 통해 살펴본다(<그림 2> 참조). 예를 들어, 의사의 주된 업무 중 하나는 병을 진단하는 것이다. 그러면 "병을 진단한다"라는 표현을 담고 있는 AI 특허가 얼마나 많은지를 조사하여 노출 지수를 산출한다. 이렇게 업무 기준 지수를 측정한 후에는, 특정 직업의 업무별 가중치를 활용하여 직업 기준 지수를 산출한다. 한편 국내 직업별 AI 노출 지수를 구하기 위해 미국 직업분류(O*NET)에 기반하여 작성된 AI 노출 지수를 한국표준직업분류(KSCO, 소분류)로 변환하였다 4).

    한편, 향후 분석에서 AI 기술의 노동시장 파급력을 유추해보기 위해, 이미 상용화되어 노동시장에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는 기술인 산업용 로봇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직업별 노출 지수도 함께 산출하였다. AI 노출 지수 산출과 같은 방식으로 산업용 로봇과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 정보를 활용하여 직업별 노출 지수를 측정한다(Webb, 2020). 직업별로 산업용 로봇 노출 지수와 AI 노출 지수는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그림 3> 참조). 이는 산업용 로봇이 대체하는 일자리와 AI가 대체하는 일자리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소프트웨어 노출 지수는 AI 노출 지수와 상대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낸다(<그림 4> 참조). AI는 인간이 러닝 알고리즘을 설정하면 AI가 자체적으로 데이터 또는 실험으로부터 학습하여 특정 목적을 달성하는 반면, 소프트웨어는 프로그래머가 직접 정의한 규칙(“ifthen”)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5). 다만 자율주행 기술과 같이 AI와 소프트웨어 간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존재한다. 이러한 두 기술 간 접점으로 인해 소프트웨어와 AI 노출 지수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lt;그림 3&gt; 직업별 AI 및 산업용 로봇 노출 지수의 산점도
    <그림 3> 직업별 AI 및 산업용 로봇 노출 지수의 산점도

    2. 어떤 일자리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큰가?

    국내 일자리 중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큰 일자리는 약 341만 개(전체 일자리의 12%)로 추정된다. 이는 AI 노출 지수 상위 20%에 해당하는 직업을 식별하고, 동 직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를 더한 결과이다. 한편 임계점을 상위 25%로 확대할 경우, 해당 일자리는 약 398만 개(전체 일자리의 14%)로 늘어난다.

    AI 노출 지수가 가장 높은 일자리에는 화학 공학 기술자, 발전장치 조작원, 철도 및 전동차 기관사, 상하수도 및 재활용 처리 조작원, 금속재료 공학 기술자 등이 포함된다6)(<표 1> 참조). 이러한 일자리들은 대용량 데이터를 활용하여 업무를 효율화하기에 적합하다. 예를 들어, 화학공학 기술자는 생산 공정을 설계 및 운영하는데, AI 알고리즘이 기술자를 대체하여 공정 최적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반면 AI 노출 지수가 가장 낮은 일자리(단순 서비스 종사자, 종교 관련 종사자 등)는 대면 접촉 및 관계 형성이 필수적이다.

    <표 1> AI 노출 지수 상위 및 하위 직업1)

    상위 직업 하위 직업
    화학공학 기술자
    발전장치 조작원
    철도 및 전동차 기관사
    상하수도 처리 장치 조작원
    재활용 처리 장치 조작원
    금속재료공학 기술자
    음식 관련 단순 종사자
    대학교수 및 강사
    상품 대여 종사자
    종교 관련 종사자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
    운송 서비스 종사자

    산업별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 제조업 등 고생산성 산업을 중심으로 AI 노출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그림 6> 참조). 최근 들어 정보통신업의 무선 네트워크, 제조업의 장비·모니터링 솔루션 등에 AI 기술7)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반면 숙박음식업, 예술·스포츠·여가 등 대면 서비스업은 예상대로 AI 노출 지수가 낮게 측정되었다. 여타 기술과 비교할 경우 AI 노출 지수는 상대적으로 숙박음식업에서 낮고, 정보통신업에서 높게 나타났다(<그림 7> 참조).

    <그림 6> 산업별 AI 노출 지수

     

    <그림 7> 산업별 개별 기술의 노출 지수
    &lt;그림 8&gt; 학력수준별 개별 기술의 노출 지수
    <그림 8> 학력수준별 개별 기술의 노출 지수
    &lt;그림 9&gt; 임금수준별 개별 기술의 노출 지수
    <그림 9> 임금수준별 개별 기술의 노출 지수

    임금수준과 학력수준별

    고학력·고소득 근로자일수록 AI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그림 8, 9> 참조). 이는 저학력(고졸 이하) 및 중간소득 근로자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여타 기술(산업용 로봇, 소프트웨어)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AI가 비반복적·인지적(분석)Non-routine cognitive: analytic 업무를 대체하는 데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8) 고학력·고소득 일자리의 AI 대체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AI 도입 및 확산이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은 산업용 로봇이나 소프트웨어와 같은 과거의 기술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성별 & 연령

    남성 일자리의 AI 노출 지수가 여성 일자리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산업용 로봇이나 소프트웨어 기술과 마찬가지로 남성 일자리가 AI 기술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데, 이는 AI 노출 지수가 낮은 대면 서비스업에 상대적으로 많은 여성이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연령별로는 AI 노출 지수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림 10> 성별 개별 기술의 노출 지수
    <그림 11> 연령별 개별 기술의 노출 지수

    Ⅳ.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이며 기업의 AI 활용도 여전히 초기 단계이므로9), 현 시점에서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엄밀하게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 AI 기술이 미래에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개별 산업에 어떻게 정착할지에 관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ChatGPT의 빠른 확산과 더불어 생성형 AIgenerative AI에 관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또한 AI와 관련한 규제가 어떻게 도입될지도 여전히 논란거리이다.

    다만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가 제한적으로나마 이루어지고 있다. Acemoglu et al.(2020)은 온라인 빈일자리 데이터를 활용하여 AI 기술에 많이 노출된 기업은 AI와 관련 없는 채용 공고를 줄이고 전체 신규 채용도 줄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기업 내 직무 수요 및 채용 규모가 AI의 영향으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AI가 산업 및 직업 레벨에서 고용 및 임금에 미친 영향은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10). Hui et al.(2023)은 ChatGPT 도입 이후 단기적으로 지식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이 감소하였음을 보였다. 한편 Webb(2020)은 산업용 로봇이나 소프트웨어 도입이 관련 일자리의 고용 및 임금 감소에 미친 영향을 추정한 다음, 유사한 효과가 AI 도입 이후에도 나타날 것으로 유추하였다.

    본고에서는 Webb(2020)의 방법론을 원용하여 산업용 로봇과 소프트웨어 도입이 국내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AI 도입의 잠재적 영향을 유추해보았다. 구체적으로 산업용 로봇, 소프트웨어 도입이 지난 20여년 간(2000~2021년) 고용과 임금에 미친 영향을 실증 분석하였다. 먼저 직업-산업연도 cell(산업과 직업은 중분류 기준)을 만든 후 2000년과 2021년 cell을 비교하는 다음과 같은 회귀식을 추정하였다.

    yo,i,t는 2000년과 2021년간 고용 또는 임금의 차이이다. 고용의 차이는 2000년과 2021년의 cell 간 취업자 수 비중의 DHS 변화11)에 100을 곱하여 사용하였고, 임금의 차이는 각 cell의 평균 임금의 log 값에 100을 곱한 후 cell 간 차이를 구하였다. Exposure o는 직업별 로봇(소프트웨어) 노출 지수이며, Zo,i는 산업고정 효과와 직업별 임금수준(2000년 기준)을 의미한다. 분석자료는 한국 노동패널을 활용하였다12). 산업용 로봇의 경우 서비스업 활용도가 높지 않아 제조업으로 한정하여 추정하였으며, 소프트웨어는 전산업에 대해 추정하였다.

    산업용 로봇의 경우, 노출 지수가 10percentile 높은 경우 고용 비중이 12%p 감소하고 임금 상승률은 5%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 결과는 산업 내 효과within-industry effects를 추정한 것으로, 개별 산업 내에서 산업용 로봇에 더 노출된 일자리가 다른 일자리에 비해 고용 감소 폭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Acemoglu & Restrpo(2020)에서 밝힌 산업용 로봇에 의한 고용 및 임금 감소와 일관된 결과이다. Webb(2020) 역시 미국 자료를 활용하여 산업용 로봇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일수록 고용 비중과 임금 상승률이 유의하게 줄어든다는 것을 보였다. 다만 미국과 비교할 때, 산업용 로봇 도입에 의한 고용 감소 및 임금 상승률 둔화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났다13). 이러한 차이는 한국 제조업의 산업용 로봇 도입 비중이 세계 1위인데 기인한다14). 한국은 산업용 로봇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부문의 비중이 높아, 산업용 로봇이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력 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표 2> 산업용 로봇 추정 결과

    소프트웨어의 경우, 소프트웨어 노출 지수가 10 percentile 높은 경우 고용 비중은 7%p 감소하고 임금 상승률은 2%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미국 자료를 활용한 Webb(2020)의 결과와 일치한다. 다만 산업용 로봇보다는 노동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게 추정되었다.

    <표 3> 소프트웨어 추정 결과

    산업용 로봇과 소프트웨어가 도입된 이후 관련 일자리가 감소하고, 임금 상승률도 낮아진 점에 비추어볼 때, AI 역시 대체 가능성이 큰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영향력이 AI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던 소프트웨어와 유사하다고 가정하면, AI 노출 지수가 10 percentile 높을 경우, 관련 일자리의 고용 비중은 7%p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이 2%p 낮아질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15).

    다만 새로운 기술은 기존 일자리를 대체displacement effect하기도 하지만, 신규 일자리를 창출productivity effect하기도 한다. AI 기술을 개발·유지하는 고생산성 일자리와 AI 관련 스타트업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AI로 인한 생산성 증가는 전반적인 노동수요 증가 및 임금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생산성 효과가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diffuse 반면 대체효과는 특정 그룹에 집중된다는concentrated 점에서 일부 근로자들은 AI 도입에 따른 일자리 전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Ⅴ. 추가 논의사항

    1. 임금 불평등

    AI가 임금 불평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 인지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논의가 존재한다. 본고에서는 AI 노출 지수와 임금 상승률이 부(-)의 관계라는 추정 결과에 기반하여 AI 도입에 따른 임금 분포 변화를 계산하였다(Webb(2020)). 구체적으로 직업 세분류별 AI 노출 지수와 임금 자료(2021년 기준)를 활용하여, 직업별 임금 수준(wage*e-·exposure)16)을 산출하였다. 그리고 직업별 임금 분포를 활용하여 10분위 배율과 지니 계수를 구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10분위 배율17)과 지니 계수가 모두 하락하면서 임금 불평등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2>를 보면 AI 도입에 따른 임금 탄력성이 소프트웨어와 동일할 경우, 10분위 배율은 7%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지니 계수도 AI 확산 시 0.20에서 0.18로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그림 13> 참조).

    &lt;그림 12&gt; 임금 탄력성에 따른 10분위 배율
    <그림 12> 임금 탄력성에 따른 10분위 배율
    &lt;그림 13&gt; 임금 탄력성에 따른 지니계수
    <그림 13> 임금 탄력성에 따른 지니계수

    그러나 위 시뮬레이션과 달리 AI로 인해 임금 불평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Acemoglu(2021)는 노동시장 불완전성으로 인해 기업이 AI 기술로 노동자를 대체하면서 노동자의 이익을 기업의 이익으로 이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AI를 활용한 자동화는 기업의 이윤은 높이지만 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감소시켜 임금 불평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White House(2022)도 규제 없는 AI가 아웃소싱 전략을 심화시키면서 임금 불평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였다. AI로 인한 아웃소싱 증가는 하청업체 간의 경쟁을 초래하여 저임금 일자리의 임금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임금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

    2. AI 규제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규제 없는 AI 기술로 인해 부정적인 사회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논의도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앞서 설명한 임금 불평등 외에도 소비자 보호 악화, 이윤 독점 강화, 민주주의 기능 약화 등의 사회적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먼저, AI 기술로 인한 소비자 후생 감소, 과도한 데이터 수집, 행동 제어 등을 예상해 볼수 있다. AI 기술은 빅데이터와 강화된 연산 능력을 이용하여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더욱 쉽게 찾아낼 수 있는데, 이를 악용하면 가격 차별 등 소비자 후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기업에 너무 많은 데이터가 집중되는 ‘데이터 외부성’ 문제도 존재한다. 이는 사생활 침해 및 소비자 잉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AI로 인한 근로자 대체가 민주주의 등 사회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AI를 활용한 자동화는 노동에서 자본으로 권력을 이동시켜, 민주주의 제도의 기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AI가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한다면 정보 오류 리스크를 초래 할 수도 있다.

    AI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동시에 사회적 부작용도 초래될 수 있는 만큼, AI의 발전과 규제에 관한 선제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Acemoglu(2021)는 AI의 높은 파급력을 고려하여 ‘사전적 규제 원칙’이라는 방식을 제안하였다. AI가 대규모로 구현되고 난 이후에는 정치적·사회적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AI 기술에 관한 규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McElheran et al.(2023)은 AI의 초기 확산이 일부 ‘슈퍼 스타’ 기업 혹은 기술 허브에 위치한 기업에 집중되어 있음을 보였다. 이렇게 기업 간 AI 도입률의 차이가 이어진다면, 일부 기업의 이윤 독점 및 기업 간 ‘AI 격차’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소수의 기업만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닌,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AI 발전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도록 적절한 규제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Ⅵ. 결론 및 시사점

    본고에서는 AI 관련 특허 정보와 직업 정보를 활용하여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큰 일자리를 식별하였다. 주요 업무의 상당수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큰 일자리는 약 341만 개(전체 일자리의 12%)로 추정되었으며, 산업용 로봇이나 소프트웨어와 같은 과거 기술과 달리 고임금·고학력 근로자가 AI 기술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살펴본 결과, AI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일수록 고용 비중이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년간 산업용 로봇 및 소프트웨어 노출 지수가 높아질수록 해당 일자리의 고용 비중이 감소하고, 임금 상승률이 낮아진 추정 결과에 기반한다.

    다만 새로운 기술은 신규 업무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한다. 또한 AI로 인한 생산성 증가는 전반적인 노동수요 증가 및 임금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생산성 효과가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대체효과는 특정 그룹에 더욱 집중된다는 점에서 교육 및 직업훈련 정책의 시급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결국 우리 사회가 AI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의 크기는 근로자들의 적응력과 정책 디자인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AI가 도입되면서 근로자들에게는 기존과 다른 능력이 요구될 것이다. 물론 STEM(과학Science·기술Technology·공학Engineering·수학Mathmatics) 기술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할 것으로 예상되나 동시에 soft skill에 대한 수요가 큰 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I는 반복적 업무뿐만 아니라 기존 기술로는 한계가 있는 인지적 업무까지 대체할 수 있기에, 사회적 기술18), 팀워크 능력, 의사소통 능력과 같은 soft skill이 앞으로 더 많은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Deming, 2017b).

    마지막으로 AI 기술이 업무와 생활의 편리성을 가져다주지만, 소비자 후생 감소, 이윤 독점 심화 등의 부정적인 사회적 결과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AI가 적절한 규제 속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BOK이슈노트 제2023-30호_AI와 노동시장 변화.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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