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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명품보다 듀프(dupe) 소비로 눈을 돌리는 이유와 경제적 배경카테고리 없음 2024. 10. 3. 00:00
최근 몇 년간 Z세대(1997~2012년 출생)의 소비 성향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고가의 명품 브랜드가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나, 이제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좋은 대체품, 즉 '듀프(dupe)' 제품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적 변화와 소비자들의 가치관 변화에 기인한 현상입니다.
듀프의 정의와 명품 시장에서의 위치
듀프(dupe)는 영어 단어 'duplication(복제)'에서 유래한 단어로, 명품 브랜드 제품과 비슷한 디자인이나 품질을 갖춘 저가 대체품을 의미합니다. 명품의 로고를 모방한 불법 위조품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듀프는 명품 제품의 디자인이나 기능적인 측면에서 비슷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하여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듀프 제품의 소비가 특히 급증하고 있는 지역은 세계 최대 명품 시장인 중국입니다. 시장 조사기관 민텔(Mintel)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듀프 관련 검색량이 3배 증가했으며, 이는 명품 소비의 중심이었던 중국 시장에서 명품보다 듀프 제품으로 전환되는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민텔의 로렌 구 이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쇼핑객들이 이제는 더 저렴한 대안을 찾고 있으며, 이러한 소비 방식이 새로운 주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제적 침체와 듀프 소비의 확산
Z세대 사이에서 듀프 소비가 확산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경제적 요인입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경제 불황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고가의 명품보다 저렴한 대체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중국 광저우에서 일하는 광고대행사 직원 정 지에원 씨의 사례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급여가 대폭 삭감되어 명품 대신 가성비가 좋은 듀프 제품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가 2023년 10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2200명 중 약 3분의 1이 듀프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중 Z세대의 50%, M세대(밀레니얼 세대)의 44%가 듀프 소비를 선호하고 있으며, 이는 주로 젊은 층에서 듀프 소비가 유행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명품 브랜드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
Z세대는 명품 브랜드의 로고나 상징성보다는 실제 제품의 품질, 기능,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과거에는 명품 브랜드의 로고가 경제적 성공을 상징하고,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였으나, 이제는 그 의미가 퇴색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미카일라 키초풀로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브랜드 로고가 예전만큼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며 “비슷한 품질을 제공하는 듀프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Z세대가 브랜드 자체의 상징성보다 실제로 사용 가능한 가치와 기능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젊은 세대는 제품의 실제 성능과 자신에게 적합한 핏(fit), 편안함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굳이 고가의 제품을 구매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글로벌 브랜드의 대응: 룰루레몬의 사례
Z세대의 듀프 소비는 특정 명품 브랜드뿐만 아니라 고가의 스포츠웨어 브랜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WSJ는 ‘레깅스계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Lululemon)이 최근 Z세대에게 외면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룰루레몬은 지난 14분기 동안 매출이 15% 이상 증가해왔지만, 올해 3월부터 매출이 급감하며 약 50%의 주가 하락을 겪었습니다. Z세대는 평균적으로 룰루레몬보다 30달러(약 4만 원) 저렴한 브랜드인 짐샤크(Gymshark), 에이와이비엘(AYBL), 할라라(Halara) 등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성비 브랜드들은 Z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시장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룰루레몬은 제품의 품질과 혁신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룰루레몬의 최고 브랜드 책임자인 니키 노이버거는 “우리 의류가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는지 고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품질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Z세대의 마음을 돌리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론: 듀프 소비의 미래와 명품 브랜드의 과제
Z세대를 중심으로 명품보다 가성비가 좋은 대체품을 찾는 듀프 소비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임금 정체, 물가 상승 등 복합적인 이유로 젊은 층이 고가의 명품 대신 실용적이고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명품 브랜드와 고가의 글로벌 브랜드는 이러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야만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룰루레몬의 사례에서 보듯이 단순히 품질과 혁신만으로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브랜드는 Z세대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그들이 중요시하는 요소를 반영한 제품 전략과 마케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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